화장품 로드숍의 기세에 눌려 명동에서 밀려났던 외식업계가 최근 다시 명동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1~2년 동안 이랜드 애슐리와 수사를 비롯해 파스쿠찌와 스무디킹, 커피빈 등 대형 외식 브랜드들이 줄줄이 명동에서 방을 뺀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록 임대료가 비싸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명동은 여전히 서울의 쇼핑과 관광 1번지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명동에 새로 매장을 열거나 핵심상권으로 매장을 옮기는 외식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우선 파리바게뜨는 지난 8월 명동의 핵심 상권인 명동예술극장 인근에 새로운 직영점을 열었다. 앞서 파리바게뜨는 명동의 메인 쇼핑 거리와 다소 떨어진 을지로입구역 근처에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었으나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않을 뿐 더러 핵심 상권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어 지난 3월 폐점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파리바게뜨의 새로운 직영점이 들어선 쇼핑 거리 전체가 화장품이나 의류 매장으로 뒤덮여 있다는 점이다. 파리바게뜨가 입점한 건물도 신세계의 헬스앤뷰티스토어 부츠의 대형 매장이 들어서 있고, 바로 옆에는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다. 롯데백화점 쪽으로 조금만 걸어 나오면 에뛰드하우스나 이니스프리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성업 중이다. 그나마 2, 3층에 음식점이 있는 경우는 조금 있지만 1층에 외식 매장을 낸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SPC 측은 “파리바게뜨는 중국과 미국, 동남아 등 해외 매장이 300개에 달한다”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명동은 이미지 제고와 시장 조사 차원에서 포기할 수 없는 상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동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영업이 웬만큼 잘 돼도 수익을 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일유업(005990) 관계사 엠즈푸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 바셋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자 살바토레 쿠오모’도 명동에 처음으로 매장을 낸다.
폴 바셋은 롯데백화점 소공점과 신세계 명동점 내부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명동 거리에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화점 쇼핑객 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직장인 고객들 잡겠다는 목표다. 살바토레 쿠오모는 젊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가격에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기존 매장보다 메뉴를 간소화했다. 두 매장 모두 명동 증권빌딩 1층에 자리하며 폴바셋은 오는 17일, 살바토레 쿠오모는 27일 문을 연다.
매일유업 측은 “명동은 서울의 비즈니스 및 문화와 관광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기업 본사들이 많이 밀집돼 있어 30~40대 직장인들의 방문도 잦은 편”이라며 “최근 사드 갈등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풀리고 있어 유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두 매장을 오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