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펄프·제지 전문기업 무림(무림페이퍼(009200)·무림SP·무림P&P)의 미국법인 ‘무림USA’가 미국에서 일궈낸 성과들이다. 30년 전 미국은 유명 해외 제지 브랜드가 선점해 있었고 한국 종이에 대한 인지도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반대로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면 다른 나라로의 해외 진출길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었다.
무림은 과감히 1987년 미국법인 ‘무림USA’설립을 결정하고 해외 진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당시 미국 법인은 국내 제지회사로는 무림USA가 유일했다.
무림USA가 설립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무림은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무림USA 사무실에서 무림USA 설립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기념식에 참석한 무림 임직원들은 미국USA 30년의 역사를 되새기고 해외 시장 개척의 새로운 도약을 다졌다.
무림USA는 국내 제지산업의 해외 진출 역사에 남다른 기록들을 남겼다. 국내 제지회사로는 가장 먼저 디지털용지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공급했다. 해외 시장에서 디지털인쇄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용지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 제지회사 중 가장 많은 디지털용지 물량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또한 고급 잡지, 책자 등에 쓰이는 아트지도 미국 시장 내 수입 종이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자국산 종이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 종이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국내 제지회사 최초로 FSC 산림인증 종이를 미국 시장에 판매한 것도 무림USA의 선견지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FSC 산림인증은 세계산림관리협의회에서 무분별한 벌목 방지와 환경보호를 위해 천연목이 아닌 조림된 산림에서 생산된 종이 제품에만 부여하는 인증제도이다. 무림은 시장 분석을 통해 선진 해외시장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FSC 산림인증 제품 수출을 확대했다. 현재는 FSC 산림인증뿐만 아니라 저탄소제품 인증까지 더해진 친환경 제품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진 무림USA의 다양한 해외시장 정보와 성공 노하우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됐다. 무림USA의 성공적인 안착을 필두로 1996년 홍콩 사무소 개소, 2004년 ‘무림UK’영국 법인 설립, 2010년 중동 사무소 개소로 이어졌고 마침내 중국, 유럽, 동남아,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한 거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000년 무림은 ‘1억 달러 수출의 탑’수상이라는 쾌거를 일궈냈으며 현재 전 세계 약 105개국에 무림 종이를 수출하고 있다.
무림은 해외 진출 초기부터 종합상사를 통한 대행 수출이 아니라 직접 수출 전략을 활용했다. 해외 영업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해외법인의 기능이 단순영업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해외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무림 역시 감소세에 접어든 인쇄용지 수요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지종 개발과 매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경우 특수지와 같은 고부가가치 지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특수지 및 기능지 개발에 힘썼다. 디지털지, 보드지, 라벨지 등이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데, 올 상반기 572억원의 수출 성과를 달성했으며 올해 전체적으로 1,100억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앞으로 무림은 디지털용지, 아트지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보드지, 라벨지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지종 개발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수출을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석만 사장은 “30년이 흐른 지금도 한국 종이 불모지에서 무림USA가 이뤄낸 성취는 무림 성장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림USA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고부가가치 지종 개발과 확충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자를 넘어서 글로벌 주역으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