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5강 2중'으로 재편되는 증권가

대형 5개사 초대형 IB 자리매김

신한금융투자·메리츠종금證

종합금융투자사 대열에 합류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가 열리면서 증권업계의 판도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대형사 5개가 초대형 IB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형사 두 곳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대열에 합류하며 증권업계가 ‘5강 2중’으로 재편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5일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 안건을 승인했다. 다음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6월 말 3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 요건을 맞추기 위해 7,48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요인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회계상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3조1,680억원으로 늘었으며 9월 말 기준으로는 3조2,242억원이다. 증선위에서는 RCPS 발행을 통한 자기자본 인정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RCPS가 상환의무가 존재하는 채권적 성격(부채)과 우선주로서 자본적 성격(자본)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신용평가사들은 이중 일부만 자본으로 인정하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종투사로 최종 지정되면 프라임브로커(PBS), 기업 대상 신용공여 등 IB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PBS는 헤지펀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지펀드의 주거래 금융사’다. PBS는 자금 대출, 주식 대여, 증거금 대납·대출, 결제·청산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현재 초대형 IB로 지정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을 비롯해 올해 3월 종투사로 지정된 신한금융투자 등이 이 업무를 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의 추가로 경쟁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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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업 대출 등 신용공여 업무 역시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신용공여 업무도 신청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금융위는 종투사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종투사는 ‘일반 신용공여와 합산해 자기자본 100%’인 신용공여 범위를 ‘기업 대출을 별도로 자기자본 100%까지’ 늘려줬다. 현재 이 범위를 200%까지 늘리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편 ‘5강 2중’ 체제가 증권업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대형 IB들의 자기자본 총액은 24조9,687억원으로 이는 국내 증권사 53개의 전체 자기자본(50조9,000억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신한금투와 메리츠종금증권까지 합하면 비율은 60%를 넘어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 구조가 주식매매나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증권 발행으로 국한된 중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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