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개월 전만 해도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자산가가 많아졌다. 최근의 유가 강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간 연장, 글로벌 경제지표 호조세,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이 크다.
일부 투자가들은 최근 유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목표치에 도달해 이익 실현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원유 관련 상품은 투자 매력이 남아 있다고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조언한다.
정성희 신한은행 잠실센터 팀장은 “글로벌 경기 자체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3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면서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추천했다. 원유 선물 ETF는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으로 실시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정 팀장은 “유가의 하단이 하반기 이후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신한은행은 배럴당 6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른 기관에서는 65달러를 예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는 정치적 이슈나 셰일가스 수급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선물은 지난 6월 배럴당 42.53달러까지 하락해 40달러선 붕괴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후 4개월 보름여 만에 34%가량 뛰었다. 이달 6일(현지시간) 배럴당 57.35달러를 기록하면서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후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유가가 최근 단기적으로 많이 오른데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ETF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에너지 기업이나 산유국 등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국내외 증시에서 개별 정유 업체에 직접 투자하거나 글로벌 에너지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황영지 신한은행 이촌동센터 팀장은 “러시아 등 유가와 연관된 국가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면서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수익률은 낮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