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울 경우 난청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의 1.36배, 20년간 하루 한 갑씩 피웠다면(20갑년) 1.55배까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난청은 일반적으로 25dB보다 작은 소리를 잘 못 듣는 것을 말한다.
17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조양선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12세 이상 국민 1만845명을 대상으로 난청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흡연이 다섯 가지 위험요인 중 두 번째로 강력했다.
요인별 난청 발생 위험은 뇌졸중 발생 경험이 1.72배로 가장 높았고 흡연 1.36배(20갑년 1.55배), 빈혈 1.36배,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감 1.29배, 지속적인 소음 노출 1.28배 순이었다.
고막이 정상인 사람 중 청력이 떨어지는 쪽을 기준으로 난청 인구를 조사했더니 22%가 난청 의심 소견을 보였다. 노화가 본격화되는 40세 이상에서는 난청인 사람의 비율(유병률)이 35%, 70세 이상에서는 82%로 치솟았다. 40대 이상의 난청 유병률은 남자가 40%로 여자(30%)를 크게 웃돌았다.
소득·학력이 낮을수록 난청 유병률은 가파르게 높아졌다. 소득 하위층(56.8%)은 상위층(23.1%)의 2.4배, 고졸 미만(49.5%)은 전문학사 이상(18%)의 2.7배나 됐다. 문일준 이비인후과 교수팀에 따르면 고막이 정상인 12세 이상 국민 1만6,630명 중 37.4%가 속삭이는 수준의 소리(15dB 미만)를 잘 못 듣는 최소난청이었다.
최소난청인 사람 중 13%는 청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했고 23%는 이명 증상이 동반됐다. 하지만 청력보조장치 사용자는 0.5%를 밑돌았다. 최소난청은 삶의 질이 떨어지고 청력과 인지기능이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난청 노인은 치매 위험이 2~6배 높았고 어린이의 37%는 학업성취도·자존감 등이 낮았다.
문 교수는 “보통 크기의 말소리를 듣는 데 불편을 느끼는 중등도 이상의 난청인 경우 의료진을 찾거나 보청기 등 청각재활에 관심을 갖는 반면 최소난청은 개념조차 생소해 치료 사각지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빈번한 개인 음향기기 사용 등으로 최소난청과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소난청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두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청각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udiology)’과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