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해외 전 지점서 영어 써라" 조용병의 파격

"영어 잘해야 상품도 잘팔아"

중국.일본만 예외 허용키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지주가 전 해외 법인과 지점에서 영어 공용화를 실시하기로 했다. 해외에 나가서도 국내 기업 위주의 대출 영업을 고집하고 있는 만큼 이를 깨기 위해서는 영어 공용화를 통해 현지 기업에 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등 제대로 된 현지화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여신심사 서류나 회의 보고서 등 국한적으로 적용했던 영어 공용화 정책을 영어권은 물론 동남아 국가 등 전 해외 점포의 모든 업무에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국가 특성상 영어보다 현지어가 유리한 중국이나 일본만 예외로 해 현지어 사용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해외 현지 직원들 간 일상 대화나 회의를 할 때도 모두 영어를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일단 영어를 잘해야 현지 고객에게 상품을 팔든, 뭘 하든 제대로 된 현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지화를 통한 해외 진출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오랜 전략이다. 단순히 지점 수를 확대하는 외형 성장보다는 완벽한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조 회장의 글로벌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은 ‘해외 현지화 사례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현지고객 비중이 80%를 넘을 정도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를 벗어나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으로 국내 금융사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현지의 한국 기업들만 상대하다 보니 해외에서 오히려 더 박 터지는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현지화가 없다면 해외 진출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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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용화 정책과 더불어 해외 파견 직원들을 상대로 한 영어 평가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파견된 직원들에는 영어 평가를 재실시해 일정 기준에 미달한 이들은 귀국 조치를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새로 파견을 나가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돼왔던 평가를 강화해 제대로 된 실력 검증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해외 근무 3년 룰을 깨고 실적에 따라 근무기한이 정해지는 인사 실험을 도입한 데 이어 또 다른 인사 파격으로 해외 파견을 일종의 보상 차원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바꿔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2020년까지 전체 수익 비중 대비 10%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사업 수익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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