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내진설계 1등급을 적용해 완공한 아파트가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외벽이 부서진 것으로 확인되자 부실시공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지진의 피해가 더욱 커진 주요 원인이 내진설계 유무보다 수없이 되풀이되는 부실공사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진앙과 가까운 북구 흥해읍의 한 아파트단지는 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외벽 곳곳에 빗금 형태나 엑스자 모양으로 층층이 균열이 생겼다. 이 아파트는 2014년 준공됐으며 1등급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결국 주민의 80%가 집을 비운 채 부실시공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아파트는 물론 빌라·학교 등 이번 지진으로 피해가 큰 건물 대부분이 시공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내진설계 유무를 떠나 시공 자체가 날림이어서 피해를 키웠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9·30면
한편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 진앙 주변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부산대 연구팀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 흔들림으로 땅 아래에 있던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올라 지반이 액체와 같은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으로 건물이 내려앉거나 기우뚱 쓰러지는 등 건물피해를 키울 수 있다. /최수문·한동훈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