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 제치고 유럽 진출

EC, 세계 최초 판매 허가 승인

'레미케이드' 판정패 설욕 나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셀트리온(068270)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판매한다. 앞서 삼성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에서는 셀트리온에 판정패를 당한 상황이어서 이번을 계기로 설욕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으로부터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온트루잔트’(SB3)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온트루잔트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스위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지난해에만 약 7조4,000억원어치가 팔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출시를 둘러싼 경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아올랐다. 미국 밀란과 인도 바이오콘이 공동 개발한 ‘MYL01401’을 앞세워 지난해 8월 가장 일찍 허가를 신청했다. 뒤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온트루잔트와 셀트리온 허쥬마가 각각 9월과 10월에 가세하며 3파전 구도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 7월 EC가 바이오콘의 인도 생산공장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심사를 연기하면서 삼성과 셀트리온의 양강구도로 압축됐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허가 신청시기가 1개월 밖에 차이 나지 않아 동시에 승인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8월 셀트리온마저 일부 자료에서 보완사항이 발견돼 내년 상반기로 승인이 잠정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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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유럽 최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이 시장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의 위상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첫 제품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다. 삼성은 셀트리온에 이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지만 후발주자인 탓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유럽에서 램시마는 1억8,100만달러(약 1,992억원)어치가 팔린 반면 플릭사비는 매출액이 470만달러(약 52억원)에 그쳤다.

반면 셀트리온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도 유럽 진출은 삼성에게 뒤지는 신세가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4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쥬마를 허가받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다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삼성보다 먼저 허가를 신청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은 허셉틴의 미국 특허기간 만료가 2019년 2월이어서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온트루잔트’의 유럽 판매 승인은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암제에서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우위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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