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병헌 검찰 출석,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비서들의 일탈 송구"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로는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이목이 집중됐다.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3억 원을 내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늘(20일) 오전 10시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전 수석은 취재진에게 “다시 한 번 과거 국회의원 시절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자신은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전 수석 자신에게 제기된 뇌물수수의혹과 관련해 강한 어조로 “검찰에서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검찰 청사로 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개월여 동안 여권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전 전 수석은 국회의원이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위원 시절인 2015년 4월, 방송 채널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 측에 재승인을 도와주는 대가로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후원금을 내는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 그리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국회 미방위 소속 위원이었던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의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면 전 전 수석이 청탁을 해결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어도 제3자 뇌물 수수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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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검찰은 강현구 당시 롯데홈쇼핑 사장으로부터 ‘전 전 수석을 만난 뒤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으로 3억 원을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강 전 사장이 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 문제로 전 전 수석과 당시 비서관이었던 윤 모 씨를 만났다는 내용이 포함된 롯데그룹 내부 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협회 핵심 인사들과 공모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파헤치고 있는 상황.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앞서 구속된 윤 전 비서관 등이 1억 천만 원을 빼돌릴 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와 해당 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였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또 롯데가 발행한 4백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전 전 수석의 자녀들에게 사용하게 하고, 국회의원 시절 의원실 인턴과 비서 등을 e스포츠협회 직원으로 꾸며 협회 예산으로 월 백만 원씩 약 1년 동안 월급을 지급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할 전망이다.

전 전 수석은 지난 16일 사의를 밝히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치면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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