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오른쪽)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현직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맞은편에 앉은 안철수 대표의 시선을 피한 채 휴대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당 친안철수계와 호남계는 20일 ‘중도통합론’을 논의할 의원총회를 앞두고 전면전을 예고하며 팽팽히 대립했다.
호남계는 분열을 감수하고서라도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에 맞서겠다며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다. 이미 ‘평화개혁연대’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친안계는 감정싸움을 자제하자면서도 통합론을 관철하지 못하면 분당도 고려하겠다며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결전의 날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며 세 결집에 공을 들였다. 이미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의 징계 서명운동을 벌이며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다.
호남계인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은 평화개혁연대를 구성해 안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21일 의총 직후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연대 출범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동참할 의원들은 대략 14~20명으로 알려졌다.
호남계는 연대에 합류할 의원이 20명 이상일 경우 교섭단체를 탈퇴, 별도 교섭단체를 꾸리는 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친안계를 밀어내고 당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박지원·천정배 의원은 이날 ‘안철수 리더십’을 직접 거론하며 “당을 바로 세우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을 흔드는 것은 안 대표”라고 말했고 천 의원은 “분란을 무릅쓰고서라도 강력하게 노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안계는 호남계의 움직임을 평가절하하며 통합론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외연을 넓힐 계기와 전환점을 마련하지 않으면 참혹한 상황은 현실이 된다”며 “이 파도를 넘지 못하면 우리 당은 소멸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연대와 통합을 통해 (원내) 3당에서 2당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안철수 결단에 반대할 때가 아니라 박수를 보내도 모자란 시국”이라며 안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이언주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평화개혁연대를 ‘과거 세력’으로, 통합파를 ‘미래 세력’으로 규정하고 ‘미래 대 과거’의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과거 세력을 따라 나가실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신이라면 보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