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인사이드]"개혁 부담 벗어난다"…印, 내년 7%대 성장 예고

주춤했던 코끼리 다시 속도내나

무디스, 신용 Baa2로 깜짝 상향

고성장 궤도 재진입 기대감 고조

내부에선 "낙관 시기상조" 지적도

S&P·피치는 상향 조정 안할 듯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4년 만에 인도의 신용등급을 ‘깜짝’ 상향하면서 인도 경제가 이달로 1주년을 맞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화폐개혁이라는 혼돈에서 마침내 벗어나 고성장 궤도로 재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를 이끌 ‘제3의 물결’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으면서도 모디 총리의 급격한 개혁 여파로 부진했던 인도 경제에 무디스의 등급 상향은 ‘모디노믹스’에 힘입어 인도 경제가 마침내 업그레이드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 일각과 인도 국내에서는 무디스의 낙관론이 시기상조라는 지적과 함께 경제 성장률이 5%대까지 추락한 인도의 앞날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는 앞서 16일(현지시간)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높였다. 모디 총리가 진행하는 경제개혁이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부채 부담도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걸고 화폐개혁을 단행한 후 올 7월에는 주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를 통일하는 등 세제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전체 유통물량의 86%를 차지하는 500루피와 1,000루피 구권화폐 사용이 금지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지난해 말 7%로 중국(6.7%)을 웃돌았던 인도 경제성장률은 올 2·4분기 5.7%까지 떨어지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측은 화폐개혁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경제적 재앙’이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무디스의 등급 상향으로 궁지에 몰렸던 모디의 개혁이 힘을 받으면서 인도 경제가 다시 고성장 흐름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서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도 “인도 경제가 화폐개혁과 세제개편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내년도 성장률은 7~8%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투자와 소비가 회복되면서 오는 30일 발표되는 3·4분기 성장률은 6%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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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표들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인도의 산업지표는 화폐개혁과 세금정비로 인한 일시적 충격에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화폐개혁 다음달인 12월 47.6까지 떨어진 후 재반등해 9월부터 51선을 유지하고 있다. PMI는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50을 초과하면 확장을 의미한다.

등급 상향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산업정책진흥부(DIPP)에 따르면 인도의 2017~2018회계연도 1·4분기(2017년 4~6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145억5,000만달러로 이미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무디스의 인도 신용등급 상향이 국가 경제개혁으로 인한 투명성에 집중했다며 외국인 투자가의 인도 자산 매수를 추동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인도 경제가 당장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인도 최대 은행인 ICICI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화폐개혁으로 지난 1년 동안 잃어버린 성장 모멘텀은 앞으로 다가올 추가 혜택을 고려해도 상쇄되지 않는다”며 무디스가 인정한 개혁 성과를 의심스러운 가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인도에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경상적자를 키우는 직접적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평가 상향만으로는 인도 경제가 받은 타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의 상향 조치가 이어질 지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들은 등급 조정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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