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20일 동물 백신과 방역 관련주가 일제히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바이오주가 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AI 수혜주로도 일부 종목들이 주목을 받으며 순환매가 나타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원생명과학은 전날보다 4.75% 오른 7,060원에 장을 마쳤다. 진원생명과학은 지카 바이러스 항체를 개발한 백신 개발 전문 기업이다. 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넬바이오텍을 자회사로 둔 체시스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5.17% 올랐다. 이외에 코스닥 시장에서도 진바이오텍(4.16%), 중앙백신(4.08%), 파루(3.82%), 이글벳(1.78%), 대한뉴팜(1.33%), 제일바이오(0.73%) 등 동물 백신 제조·판매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반면 가금류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마니커는 1.2%, 코스닥 시장의 하림이 3.29% 각각 하락했다.
정부는 전날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 항원을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H5N6형)으로 확진했다. 이번 겨울 들어 가금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 바이오주 상승세가 AI로 인해 백신 관련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동안 가축전염병은 계절이 바뀌던 시기마다 발병했고 그때마다 관련주가 들썩거렸다. 지난 2월 충북 보은군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관련주가 상승기류를 탔고 6월에는 고병원성 조류독감 확진이 잇따르면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동물용 백신 등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업계 상장사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AI가 관련 백신주에 일시적인 주가 상승 재료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확산되면 동물 백신 관련 종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테마주로 묶이면 큰 수혜가 따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매년 비슷한 일이 있었고 올해는 이슈가 크지 않기 때문에 주가에 큰 트리거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직접적 관계가 아님에도 주가 상승세에 합류한 케이스도 있다. 체시스의 경우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임에도 계열사 넬바이오텍이 항생제·소독제 등 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수혜주가 됐다. 파루 역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 등을 다루고 있지만 농축산 관련 방역소독기업체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