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예보, 서둘러 한화생명 매각한 이유는

"우리銀 지분 매각 틀어져 급처분"

주가 상승세 불구 2.5% 블록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한화생명(088350) 지분 2.5%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한 것을 두고 공적자금 회수율 높이기에 급급해 손해를 보면서 팔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이날 주식시장 개장 전 블록딜로 한화생명 지분 2.5%(2,161만74주)를 주당 7,330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도 한화생명 지분 2.75%를 주당 7,280원에 블록딜로 처분해 1,739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지분 2.5%를 추가 매각한 것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7,000원선을 넘어섰지만 예보가 공적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예보가 이날 처분한 2.5%를 포함한 12.5%를 주당 1만1,386원에는 팔아야 ‘본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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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화생명(대한생명)에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이후 꾸준히 지분을 매각하면서 2조3,139억원을 회수했다. 남은 공적자금 1조2,361억원을 온전히 회수하기 위해서는 12.5%를 주당 1만1,386원에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1일 블록딜 가격을 감안하면 주당 4,000원의 손해를 보고 매각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이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행장이 사퇴하면서 연내 매각이 불발되자 한화생명이라도 먼저 팔고 보자는 식으로 처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보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한이 오는 2027년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도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주당 7,000원대에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서도 일각에서는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에 “시장 상황과 가격·수급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한화생명에 대한 잔여지분은 10%로 낮아졌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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