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日 설비투자 기업에 법인세율 파격인하

25%까지 내려...한국 R&D·설비투자 세액공제 축소

우리만 기업세제 '나홀로 역주행'

일본 정부가 내년도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실효 법인세율을 25%까지 내려주기로 했다. 반면 우리는 일본과 달리 설비투자 세액공제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줄이고 대기업에 대한 최고세율을 올리면서 나 홀로 역주행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설비투자를 늘린 기업에 대한 감세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투자가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을 경우 등을 고려하고 있는데 기기갱신 시기에 따라 투자액이 증감하거나 업계의 특성이 덜 반영되는 문제도 따져보고 있다. 중소기업 세금우대도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도입 기계 등에 고정자산세 0.7%를 물리지만 이를 오는 2018년도부터 3년간 없앨 계획이다. 2016년도 1.4%에서 세율을 반감했지만 감세폭을 늘려 설비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법인세 실효세율을 단계적으로 내리고 있다. 내년에는 29.74%가 예상된다. 실효세율은 중앙·지방정부가 부과하는 표면세율에 감세 등을 반영해 기업이 실제 부담하게 되는 세율이다. 일본 정부가 법인세를 개정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들을 지원할 경우 이들 기업의 실효세율이 25%까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조세부담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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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과 거꾸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도 세법개정안에서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생산성향상 시설과 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 적용기한을 2년 연장했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제율은 2%포인트 낮췄다. 또 내년이 일몰인 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도 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3·5·10%에서 1·3·10%로 조정했다.

대기업의 R&D 세액공제도 축소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대기업의 당기분 기본공제율 1%를 폐지하기로 했다. 설비투자 세액공제와 R&D 세액공제를 줄이면서 기업들이 더 내야 하는 돈은 5,500억원에 달한다. 이 부분만큼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처음에는 아베노믹스를 돈풀기 정도로 폄하했지만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본 경제는 살아나고 고용률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이번에 설비투자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 조치에서 보듯이 결국 경제회복의 해법은 기업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등에 대한 세금을 전방위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2,000억원 이상 이익을 내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도 22%에서 25%로 올라갈 예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21.8%로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가 끝까지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던 것은 세율인상에 따라 기업환경이 악화하고 경영진이 위축되는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조차 법인세를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 나홀로 역주행은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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