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청와대 걸린 임옥상 그림, 최소 10억원?

폭 1,620cm 역사기록화...값 못 매길 역작

민중미술가 임옥상...안 팔고 싶어한 그림

작가명성 의미,크기 고려해 10억~20억원 추산

홍콩경매 종이부조 추정가 1~2억원에 나와

임옥상의 1983년작 ‘귀로Ⅱ’. 180x270cm 크기의 종이부조.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추정가 1억~2억원에 출품됐다. /사진제공=서울옥션임옥상의 1983년작 ‘귀로Ⅱ’. 180x270cm 크기의 종이부조.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추정가 1억~2억원에 출품됐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소재로 한 현대미술가 임옥상(67)의 작품 ‘광장에,서’가 청와대에 걸린 것이 21일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회의 직전, 이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임옥상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민중의 삶과 우리 산천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여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로 꼽힌다. 1970년대 한국의 단색조 추상미술을 가리키는 ‘단색화’가 세계적 주목을 받은 후 한국적 사회상을 담은 1980년대 ‘민중미술’에 대한 미술시장의 관심이 크게 달아올랐다.

임옥상 ‘광장에, 서’ 2017년작, 가로 1,620cm, 세로 360cm의 대작으로 총 108개 캔버스를 이어붙인 작품이다. /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임옥상 ‘광장에, 서’ 2017년작, 가로 1,620cm, 세로 360cm의 대작으로 총 108개 캔버스를 이어붙인 작품이다. /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청와대에 걸린 ‘광장에, 서’의 가격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그림은 임 작가가 지난 8월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막한 개인전 ‘바람 일다’에서 선보인 것으로 흙을 섞은 바탕 위에 그림을 그린 108개 캔버스로 이뤄져 전체 너비가 16.2m에 이르는 대작이다. 전시 평론을 쓴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기념비적인 역사기록화”라 추켜세웠을 정도로 의미있는 작품이라 개인전 당시 작가는 ‘비매’를 전제로 작품가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의 의미나 크기·재료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최소 10억 원 이상이라는 게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광화문 촛불집회 기간 내내 작가가 직접 현장에서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던 점이나 대통령의 선택으로 청와대에 걸린 ‘의미’까지 더한다면 20억 원 그 이상의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갖는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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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홍콩 완차이 그랜드하야트 호텔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제23회 홍콩세일’에 출품된 임옥상의 1983년작 종이부조 ‘귀로Ⅱ’의 경우 추정가가 1억~2억 원에 나왔다. 민초의 터전인 ‘땅’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제작해 ‘땅의 작가’라는 별명도 얻은 임옥상은 흙으로 데생한 것을 석고로 떠낸 다음 종이죽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종이 부조 연작을 만들었다. 특히 ‘귀로Ⅱ’는 10명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서민의 애환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8조각의 종이 부조가 퍼즐처럼 맞춰져 가로 270, 세로 180㎝의 화면을 이루는 대작이다. 이 작품은 1997년 뉴욕의 ‘얼터너티브 미술관’ 전시에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이 경매에는 임옥상이 1978년에 그린 회화 ‘토지’도 추정가 4,500만~7,500만원에 출품된다. 누런 흙 산의 잘려나간 속살이 핏빛처럼 붉은색을 띠는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서울옥션은 이번 홍콩경매에 100점, 약 240억원 어치를 내놓았다.

임옥상 ‘토지’, 1978년작, 122.2x146cm 캔버스에 유화. 오는 26일 열리는 홍콩경매에 추정가 4,500만~7,500만원에 출품된다. /사진제공=서울옥션임옥상 ‘토지’, 1978년작, 122.2x146cm 캔버스에 유화. 오는 26일 열리는 홍콩경매에 추정가 4,500만~7,500만원에 출품된다. /사진제공=서울옥션


한편 임 작가의 ‘광장에, 서’는 청와대 본관 벽면 크기에 맞춰 11.7m로 줄여 걸렸다. 지난 9월 임 작가의 전시 소식을 접한 문 대통령이 이 그림에 관심을 보였고,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전시장에서 작품을 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그림이 이미 개인소장가에게로 넘어간 상황이라 ‘대여’ 형태로 그림을 걸었다고 밝혔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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