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결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빈손으로 귀국한 직후 발표됐다.
중국 특사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만났는지 확인되지 않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사 면담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기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북핵 해법 등을 북한이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동안 도발을 자제해왔던 북한이 보복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북한 내 미사일 연구시설의 활발한 활동 등을 들어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언제든 결단만 내리면 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서울경제 펠로(자문단)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최근 도발을 자제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도에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북한이 기술 발전을 더욱 독려하면서 연내 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외교부는 21일 “미국의 조치는 강력한 제재·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낸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의 김정남 암살은 분명한 테러 행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23일 방중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북핵 외교 해법을 모색한다. 오는 27일에는 러시아 외교차관 겸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한해 비핵화 협상 재개의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