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빗썸 거래중단 이어 코인원도 접속 장애

해외 서버 문제로 30여분 마비

투자자들 거래 불안감 증폭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9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중단이나 접속장애가 속출해 투자자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국내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과 카카오증권을 운영하는 두나무가 최근 내놓은 업비트에서 동시에 접속장애가 일어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시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코인원은 해외 연계 서버의 일시적 접속장애로, 업비트는 최근 새롭게 분할된 비트코인골드를 상장하면서 접속자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두 거래소는 사고가 발생한 지 수십분 만에 서비스를 정상화시켰다지만 수초의 차이로 수십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 코인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혼란은 클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2시간가량 서버가 마비되는 바람에 코인을 제때 매도하지 못해 수천원에서 수억원대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지 불과 9일 만에 일어난 일이라 투자자들은 더욱 놀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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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빗썸 한 곳에서 이뤄지는 일일 가상화폐 거래액 규모만도 올 8월 이미 코스닥 수준을 넘어섰지만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이나 서버 안정성은커녕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접속장애의 주된 원인이었던 접속량 폭주에 대비해 거래소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음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코인 상장, 외신에서 보도되는 호재에 따른 시세 급등에 의한 접속량 폭주는 사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들이 미리 서버 증설을 하지 않고 문제가 터지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처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수수료를 통한 쏠쏠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인프라 투자에는 인색해 이 같은 오류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빗썸만 해도 수수료가 거래대금의 0.15%로 하루 거래량을 1조원으로만 잡아도 하루 영업이익이 15억원이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해외의 전문 업체에 의뢰해 서버 증설 등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곳도 있지만 고객 유치에 혈안이 된 곳들도 있다”면서 “모 업체의 경우 한쪽에서는 집단소송이 진행 중인데 한쪽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광고로 모객 활동이 한창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오케이코인(OKcoin)’이 다음달 한국에 상륙하는 등 해외 거래소들이 비교적 규제가 덜한 국내 시장을 줄줄이 노크하면서 제대로 된 설비를 갖추지 않은 거래소의 난립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내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지난해 11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몇 차례 회의만 열렸을 뿐 구체적인 입법 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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