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LG전자 당혹감 "TRQ 물량 120만대에도 20%관세라니..."

미국 현지 공장 조기 가동 등 모색

정부와 트럼프 설득 총력에도 나서

지난 10월 미국 워싱턴DC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사무소에서 열린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 모습/연합뉴스지난 10월 미국 워싱턴DC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사무소에서 열린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 모습/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ITC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삼성과 LG가 원했던 145만대가 아닌 120만대로 설정한 데다, 120만대에 대해서도 무역위원 4명 중 2명이 20%의 관세를 부과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ITC는 145만대가 넘는 세탁기에 대해서는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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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들은 일단 이번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경우 영향 파악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 파는 세탁기가 150만대에 이른다. 삼성은 미국 수출 물량 전부를 해외에서 만들기 때문에 150만대가 모두 이번 ITC 조치의 대상이 된다. TRQ 120만대 중 60만대 정도가 삼성 세탁기로 잡힌다고 가정하면, 90만대 정도는 고율의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TRQ물량에 대해서도 20% 관세를 부과하는 데 찬성하면, 타격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전체 미국에서 파는 물량 가운데 국내 생산분인 20%를 뺀 80%가 이번 조치의 사정권에 있다. TRQ 물량에 일부 잡히고 나머지는 관세 폭탄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건설 중인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앞당기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관세부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짓고 있는 가전 공장은 내년 1월에, LG전자는 내후년인 2019년 상반기 중에 테네시주 가전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조기 가동을 서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경우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최대 생산 규모는 연간 1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기업들은 정부와 공동 대책도 마련한다. 당장 22일 정부는 업계와 대책회의를 갖는다. 정부는 TRQ 물량이 삼성과 LG가 제안한 145만대보다 부족한 점에 비춰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할당 내 물량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 부담이 어느 정도 될지 등을 업계와 논의할 계획이다. 또 부품에 대한 TRQ가 삼성과 LG가 건설 중인 미국 현지 공장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내년 2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 전까지 다방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로 했다. 또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시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여부 등을 분석, WTO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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