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카야마에는 미식가의 혀를 자극할 만한 맛집도 널려 있다.
가다항 근처의 ‘이나사’는 창 너머로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가장 먼저 입맛을 돋우는 것은 달짝지근한 상어 요리와 바삭바삭한 전갱이 튀김. 그리고 신선한 생선회를 몇 점 먹고 나면 이 지역이 자랑하는 ‘참돔 샤브샤브’가 나온다. 각자 앞에 놓인 자그마한 냄비에 참돔과 배추·팽이버섯 등의 각종 야채를 넣어 익힌 뒤 소스를 찍어 먹으면 된다. 흐물흐물해진 참돔이 뜨거운 물에 익어 부서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안에 녹아들었다.
아직 배가 덜 찼다 싶은 찰나에 회덮밥이 나왔다. 특이하게도 밥 곳곳에 ‘일본의 깻잎’이라 불리는 시소가 얹어져 있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지만 중국의 고수보다는 향의 강도가 훨씬 덜한 느낌이었다.
와카야마를 방문했다면 메하리 스시도 놓치지 말아야 할 먹거리다. 이 스시를 먹고 싶다면 와카야마성 근처에 있는 ‘메하리야’를 추천한다. 메하리 스시는 갓잎에 간장을 찍어 큼지막하게 밥을 싼 주먹밥이다. 예로부터 농사를 짓던 이 지역 사람들이 작업 중간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메하리 스시를 싸서 다녔다고 한다. 보통 스시와 달리 밥에 식초를 뿌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메하리야에는 다른 메뉴도 풍부하다. 얇게 썬 소고기를 간장에 절인 요리도 있고 짭조름한 닭튀김도 있다. 양념 돼지고기로 만든 주먹밥이라고 할 수 있는 니쿠마키 오니기리도 이 식당의 별미다.
센조지키 인근의 ‘가게로’도 꼭 들러보자. 이곳은 와카야마에서 가장 유명한 과자·케이크 전문점의 본점이다. 주방이 마련된 2층에서 이 전문점의 상징인 가게로를 매일 2만개씩 만들어 전국 각지로 배송한다. 마들렌과 슈크림을 합쳐놓은 듯한 가게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가게로 외에도 알록달록한 빛깔의 다양한 케이크들을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서 각종 음료와 함께 맛볼 수 있다.
/와카야마=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노중훈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