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터넷 차르’로 불리는 루웨이 공산당 선전부 부부장이 부패혐의로 낙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기가 시작된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정부급(장관급) 고위직이 낙마한 것은 처음이다. 왕치산 후임으로 반부패 사령탑에 오른 자오러지가 취임하자마자 서슬 퍼런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1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인터넷정보판실 주임을 지낸 루 부부장이 ‘심각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심각한 기율위반’은 통상 부정부패 혐의를 뜻하는 용어다. 중앙기율위는 이에 대해 “제19차 당대회가 끝난 지 한 달도 안 돼 첫 호랑이(부패 고위공직자)를 잡았다”며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당 중앙의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이 다시 발휘됐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루 부부장은 며칠 전 비서·부하·가족 등 6명과 함께 조사를 위해 연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명보는 루 부부장이 신화통신 재직 시절에 저지른 비리 관련 제보가 이미 2년 전 중앙기율위 조사팀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루 부부장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을 지내며 중국의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중국 시장 진입에 공을 들여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시 주석에게 소개하고 공공연하게 저커버그와 식사한 일을 과시하며 ‘인터넷 차르’로 불리기도 했으나 지난해 6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를 쉬린 부주임에게 넘겨준 뒤 중앙선전부 부부장직만 맡아왔다.
현지 언론들은 루 부부장의 낙마를 시진핑 2기 반부패 사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지난달 취임한 자오 기율위 서기가 강력한 사정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0일에는 멍웨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환경자원보호위원회 부주임이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으며 6일에는 두창 톈진시 부비서장(국장급)을 비롯한 고위급 6명에 대한 조사도 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