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프랑스 에어버스가 자율비행기술 개발로 ‘1인 조종사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폴 에레멘코 에어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개발로 1인 조종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운송업체의 비용절감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에레멘코 CTO는 “지난주 중국 당국과 선전에 혁신센터를 건립하기로 합의했다”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데다 비행 수요 증가 잠재력이 큰 중국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사는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부터 ‘신의 탈 것’이라는 뜻의 ‘파하나’ 프로젝트 아래 여러 명을 태울 수 있는 헬리콥터 스타일의 자율비행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올해 말까지 운전자 없는 비행택시를 시험할 예정이라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보잉사는 지난달 항공택시를 개발 중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를 전격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자율비행기 술 개발 힘 쏟는 이유
조종사들, 中에 몰려 인력 부족
고액연봉도 항공사에 부담 작용
세계 굴지의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율주행 항공기 개발에 나서는 것은 조종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급속도로 경제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항공기 조종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현재 중국에서 운항되는 여객기는 총 2,800여대로 전 세계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오는 2037년까지 최대 6,800대 이상의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고도의 전문기술과 비행경험을 갖춰야 하는 조종사의 고액연봉은 제조업체들의 고객사인 항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에레멘코 CTO는 “전 세계적으로 조종사가 20만명에 불과하므로 이들을 대체하는 생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잉사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상용 항공기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63만7,000명의 조종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