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한군 정전협정 위반"…마땅한 제재수단은 없어

北,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으로 직통전화 4년째 두절

유엔사 北에 대책수립 통보했지만 응답할지 미지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 병사가 귀순한 지난 13일 추격하던 한 북한군이 잠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머뭇거리고 있다./연합뉴스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 병사가 귀순한 지난 13일 추격하던 한 북한군이 잠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머뭇거리고 있다./연합뉴스


북한군 병사 1명이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할 당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MDL 이남으로 사격하는 등 정전협정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3년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고 판문점 직통전화를 4년째 두절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제제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북한 측에 정전협정 위반 방지 대책 수립을 위한 회의를 요청했다.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유엔사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한국, 미국, 호주 , 뉴질랜드 요원이 참여하는 특별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스웨덴과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 요원이 조사 과정을 지켜봤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JSA 귀순자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특별조사단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을 가했다는 것과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북한 측이 두 차례에 걸쳐 유엔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이날 오전 북측에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회의를 요청했다.


북한이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마땅한 방법은 없다. 북한은 군사정전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판문점대표부라는 독자 기구를 운영 중이다. 보통 정전협정 위반 사건이 생기면 유엔사는 북한군에 장성급회담을 요구하거나 전화통지문을 보내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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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유엔사와 북한군 사이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린 때는 2009년 3월이었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도 유엔사는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어 사건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 판문점에서는 유엔사와 북한군 간 통신 채널도 끊겨 항의통지문도 보낼 수 없다. 대신 확성기를 이용해 북측에 통보하는 절차를 따랐지만 이번에는 구두로 북측에 알렸다.

유엔사 군정위 요원은 JSA 내 MDL 인근에서 조사 결과를 낭독했다. 북한군은 낭독을 모두 녹화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정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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