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전병헌 전 수석 구속영장 청구…제3자뇌물·업무상 횡령 등 혐의

검찰이 롯데홈쇼핑 뇌물수수·한국e스포츠협회 횡령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고위 관계자에 대해 검찰이 구속 수사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22일 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일 그를 불러 조사한 지 단 이틀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에 압력을 넣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다. 당시 의원실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과 공모해 이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허위 용역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앞서 윤씨는 롯데홈쇼핑 측에 재승인 과정에서 하자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전 전 수석이 명예회장을 맡은 e스포츠협회에 대회 협찬비 등을 내도록 한 혐의로 구속됐다.


전 전 수석은 “결코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그가 롯데홈쇼핑이 본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전 전 수석이 회장, 명예회장 등을 맡은 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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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수사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e스포츠협회 사무실 압수 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장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 전 수석 측근들이 허위 계약 등을 통해 5억원이 웃도는 돈을 e스포츠협회에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서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 등 3명을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하면서 횡령금액을 1억1,000만원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자금 세탁 과정을 추가 수사하면서 횡령금액은 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e스포츠협회에 석연치 않은 자금 후원을 한 기업이 롯데홈쇼핑 말고도 더 있다고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했다고 알려진 홈쇼핑 업체나 이동통신사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 여부가 앞으로 수사 확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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