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망 중립성 없앨 것"…美 통신사 편든 트럼프

"SNS기업, 통신망 부담 늘리고

이익은 안 나눠 재투자 안돼"

통신사업자 주장 받아들여

FCC, 내달 14일 폐지안 표결

미국 통신업체들과 인터넷 기업들이 ‘망 중립성’을 둘러싸고 벌이는 싸움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통신업체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치러진 1라운드에서 인터넷 기업들이 거뒀던 승리를 뒤집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지트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다음달 14일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하는 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공화당은 FCC 5석 중 3석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안건은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에서 통신사업자가 서비스나 콘텐츠에 따라 데이터 전송속도를 차별하거나 별도 망 이용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는 통신사업이 수도·전기처럼 공공재적 성격을 가졌다고 판단해 이러한 원칙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소셜미디어나 콘텐츠 사업자들은 아무리 데이터를 많이 사용해도 AT&T·버라이즌·컴캐스트 등 통신사업자들에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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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통신사업자들은 포털·서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동영상 생중계 등 데이터 소모가 많은 서비스를 잇따라 만들어 통신망에 부담을 주면서도 이익을 나누지 않아 통신망 재투자를 막고 있다며 원칙 폐기를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파이 위원장은 이러한 통신사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할 방침이다.

다만 상당수 전문가들과 인터넷 기업들은 망 중립성 폐지가 통신사업자들에 막강한 힘을 부여해 온라인상의 공정경쟁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톰 휠러 전 FCC 위원장도 “망 중립성 규제는 버라이즌 같은 회사가 (자사 인터넷TV 파이오스(FiOS)의 경쟁자인) 넷플릭스나 슬링TV의 데이터 속도를 저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FCC의 방침이 “핵심 보호장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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