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재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들이 미국의 유명 유아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줄릴리(Zulily)’에 입점했다.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도 마케팅 경험이 없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기업들이 유아 용품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준 주인공은 김은아(사진)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다. 22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지난 10월29일 줄릴리 입점으로 회사 설립 후 그동안 공을 들였던 해외 판로 지원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무엇보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경기도 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들이 미국의 광활한 소비 시장과 만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경기도와 도내 상공회의소, 경제단체 등이 출자해 지난해 11월 설립한 주식회사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판매 및 공동 브랜드 적용, 제품 디자인 개선 사업 등을 주로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사업장이 있는 중소기업 6만5,000여 곳 가운데 50인 이하 소규모 기업의 비중은 90%를 넘는다. 나름의 제품 경쟁력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체 여력으로 마케팅과 유통채널을 구축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 대표가 내세우는 것이 공유경제다. 김 대표는 “우수한 중소기업과 그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싶은 사람이나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을 직접 연결해 줄 수 있는 공공의 플랫폼을 제공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경기도주식회사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CJ푸드빌에서 수년간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며 ‘빕스’,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계절밥상’ 등을 성공시켰다. 경기도주식회사에서 그의 손길을 닿은 중소기업 제품들 역시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경기 소재 양봉업자에게 여왕벌을 분양하는 ‘아이비 영농협조합’은 제품 패키징을 고급화했고, 대기업에 화장품 비누를 납품하는 한빛산업도 온라인 마케팅과 제품 브랜딩 개선으로 매출이 늘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의 빠른 의사 결정이 부족한 마케팅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게 시장의 원리”라며 “국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상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잘 팔릴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일본이나 유럽의 제조 중소기업에 비해 의사 결정이 빠르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경기도주식회사와 함께 대응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교=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