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PC프로그램 내 일시저장은 저작권 침해 아니다"

대법, 저작권 괴물에 제동

저작권을 가진 회사를 인수한 뒤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기업에 합의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저작권 괴물’에 대해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외국계 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규정한 ‘일시적 저장도 복제로 해야 한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보상금을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일시적 저장이라도 통상적인 프로그램 작동과정의 일부일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23일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한국야쿠르트·셀트리온 등 166개 기업이 아이에스디케이를 상대로 낸 저작권으로 인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는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시적 복제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것으로 볼 수 있어 일시적 복제권을 침해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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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화면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오픈캡처’는 2012년 1월까지 무료 프로그램이었지만 외국계 기업이 오픈캡처의 저작권자을 사들인 후부터는 유료화 프로그램으로 전환됐다. 유료로 된 비슷한 프로그램 가격보다 10배 이상인 44만9,000원에 가격을 책정한 뒤 무료로 사용하던 기업과 학교·병원 등을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합의금을 요구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아이에스디케이가 프로그램의 유료화 전환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불법 사용을 유도해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저작권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일시적 복제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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