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가정폭력 피해여성에 한줄기 빛' 여성의전화 아산상 대상

30년간 9만명 이상 돌봐



정몽준(왼쪽) 아산재단 이사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제29회 아산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왼쪽 세번째) 대표와 사회봉사상을 받은 복음자리 신명자(〃 두번째) 이사장, 의료봉사상을 받은 한국구라봉사회 유동수(오른쪽)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이라는 단어도 낯설던 지난 1987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쳐 나온 어머니는 한국여성의전화에 절박한 목소리를 전했다. 여성의전화는 안타까운 이들 모녀를 위해 사무실 한편을 개조해 ‘피난처(Shelter house)’라는 뜻의 쉼터를 만들었다. 30년 전 한 곳이던 쉼터는 전국 67개로 늘어났고 여성의전화는 하루 평균 8명, 연간 3,000명, 지금까지 9만명 이상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돌봤다. 여성의전화의 노력으로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며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점차 바뀌었다.

23일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제29회 아산상 시상식을 열고 ‘한국여성의전화’를 대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재단은 이날 대상(상금 3억원)을 비롯해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7억7,000만원을 전달했다. 대상을 받은 한국여성의전화의 고미경 대표는 “수상을 통해 폭력 피해 여성들의 보호를 넘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립센터 설립과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의료봉사상은 48년간 한센인 4,600명에게 틀니를 만들어 준 한국구라봉사회가 받았다. 사회봉사상은 도시 개발로 거리로 내몰린 판자촌 주민들의 쉼터를 만들고 자립을 도운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선정됐다. 복지실천상 수상자는 김학영 청음회관 사무국장 등 3명, 자원봉사상은 취약계층급봉사단체인 사랑의밥차 등 2명, 효행가족상은 박미경씨 등 총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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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은 현대그룹의 설립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1989년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지금은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사회적 배려와 이웃사랑을 퍼트리는 데 헌신하고 있다. 전국 8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재단은 1977년 설립 이후 장애인과 아동·여성·저소득층 지원과 학술 증진을 위해 총 2,556억원을 지원했다.

/사진제공=아산재단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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