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입시업계에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영어 난이도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중간 수준으로 ‘절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러한 예측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지난해 수능에서 90점 이상을 득점한 수험생은 전체의 7.8%인 4만2,867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해 올해 4만명에서 4만2,000명가량이 영어영역 1등급(90점 이상)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영어 1등급자의 수는 상위 4%(약 2만4,000명)에게 1등급을 부여했던 상대평가 때보다 1만8,000명가량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 자체는 지난해처럼 어렵게 출제됐지만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1등급자 수는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올해 첫 절대평가 시행으로 문제가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해 영어 공부에 소홀한 학생이 많았다면 실제 1등급 수는 줄어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영어 1등급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시에서는 논술과 면접·내신 등의 영향력이, 정시에서는 국어·수학·탐구 점수의 영향력이 각각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인해 사교육 시장에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시험에서 90점을 받기 위해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는지가 확인됐다”며 “따라서 강남 사교육계에서는 다른 과목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영어 실력을 일찌감치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조기교육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무색하게 영어 사교육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어가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등급을 올리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치도 방심할 수 없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