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이슈

40년 외길 일식조리사 어부네횟집 정유진 대표 “작은 재료에도 마음을 담아야 장인”



최근 한 취업사이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중 단 5%만이 지금 근무하는 곳을 ‘평생직장'이라고 밝혔고, 71%의 절대 다수가 '평생직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자신의 평생 직업을 찾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묻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21%, 아니라고 답한 응답자는 79%로 무려 4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직업의 개념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10년 이상 한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평생 동안 묵묵히 외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종종 만날 수 있다. 10~20년이 아니라 무려 40년의 세월을 보냈다면 ‘장인’(匠人)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마포역 인근에서 개인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유진 대표도 ‘일식 장인’이라 부를 만하다. 1976년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정유진 대표는 당시 일본인이 운영하던 명동화원일식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요즘처럼 일식이 대중화 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정 대표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하지만 사소한 부분이나 기본적인 사항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던 정 대표에게 큰 변화가 생긴다. 1980년 중반 강남구 역삼동에 자신의 정통 일식당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됐지만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정유진 대표는 “이전에는 ‘실력’으로 충분히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실력만으로는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점이었다”면서 “정성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을 장인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마포역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한 정유진 대표는 ‘일식은 비싼 음식’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매일 숙성시켜 제공하는 숙성사시미를 무한리필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숙성사시미는 광어, 연어, 농어 등 5~6가지 계절에 맞는 재료를 쓴다. 여기에 3~4인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매운탕은 5천원대에 제공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안주는 물론 해장으로도 적합한 얼큰한 맛 덕분에 손님들이 두루 찾는 메뉴다.

그러면서도 기본 재료의 퀄리티는 깐깐하게 챙기고 있다. 정 대표는 “생선의 품질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보기에도 좋고,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상차림을 손님들에게 제공한다”며, “생와사비를 사용하는 이유 역시 같은 이유다. 작은 재료 하나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손님이 돌아갈 때 대접 받은 기분으로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어부네 김순자 대표는 “우리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이 매장은 무한리필임에도 깔끔한 상차림과 실내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매일 새벽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제철 생선을 충분하게 구매해 신선도 유지에 가장 힘쓰면서도 손님들께 부족함 없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부네횟집은 작은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공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다. 매장 내 맛있게 먹는 방법을 꼼꼼히 배치해 손님들이 제대로 된 사시미 식사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사시미와 곁들여 먹으면 좋은 초밥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 5호선 마포역 인근에 위치한 마포 어부네횟집은 소규모 단체 예약이 가능하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