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전 전 수석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는 점,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진술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 및 뇌물수수와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23일 전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전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수감되는 고위 인사가 되는 불명예를 피하게 됐다. 검찰은 법원의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5년 홈쇼핑 방송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3억3,000만원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적용했다. 전 전 수석은 또 롯데홈쇼핑에서 700만원이 넘는 기프트카드를 받아 가족이 쓰게 한 혐의도 받는다. 전 전 수석이 의원이던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는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 가운데 1억1,000만원을 세탁해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e스포츠협회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에서 전 전 수석 측근들이 5억원이 넘는 협회 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전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 돈으로 자신의 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의 월급을 1년 동안 월 100만원씩 각각 지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측근들의 e스포츠협회 비리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