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머니+ 행복한 100세시대] 우산과 짚신, 그리고 퇴직연금

퇴직연금, 실적 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수익 높이는 전략짜야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옛날에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한시도 아들들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큰 아들은 우산장수였고 작은 아들은 짚신장수였다. 해가 떠서 맑은 날에는 큰 아들의 장사가 안 될까 걱정이 많았다. 비가 와서 흐린 날에는 작은 아들의 장사가 안 될까봐 고민이 컸다. 해가 뜨나 비가 오나 늘 아들들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지나가던 사람이 전혀 걱정할 것 없다며 한 마디 건넸다. “맑은 날에는 짚신이 잘 팔려 작은 아들이 좋고, 흐린 날에는 우산이 잘 팔려 큰 아들이 좋으니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모두 좋지요.” 이후 어머니의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긍정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강조한 우리의 전래동화지만, 금융투자에 있어 분산투자의 개념과 효과를 이해하는데도 더없이 좋은 이야기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매우 효율적으로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어머니가 두 아들에게서 용돈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흐린 날에는 우산장수인 큰 아들에게서 용돈을 받을 수 있고, 맑은 날에는 짚신장수인 작은 아들에게서 용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흐린 날이든 맑은 날이든 언제나 용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아들의 부인 입장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산장수의 부인은 흐린 날에는 좋지만 맑은 날에는 수입이 줄고, 반대로 짚신장수의 부인은 맑은 날은 좋지만 흐린 날에는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한다. 어머니는 효과적인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두 며느리는 분산투자를 하지 않아 매우 불안정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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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를 통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필수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처럼 상반된 성격을 지닌 자산을 혼합하면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보다 높은 수익을 꾸준하게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는 분산투자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예·적금과 같은 안정형 상품을 선호하는 탓이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7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적립액 중 93% 이상이 예·적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과 현금성 자산이다. 펀드 등의 실적배당형 상품은 채 7%도 되지 않았다. 분산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자산이 한 쪽으로만 치우쳐 있다.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금리가 1%대 초반에 불과한 요즘 같은 시대에 물가를 고려할 때 원금 가치조차 보존하기 어렵다. 노후를 위한 자금이 매년 늘어나지는 못하고 길게는 수십 년씩 겨우 원금수준 정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불입을 통해 자산을 늘려 가는 것도 좋지만, 실적배당형 상품의 확대를 통해 자산이 스스로도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돈이 돈을 벌게 해야 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노후자금을 마련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더구나 장기투자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최대 위험인 원금손실의 가능성마저 크게 줄여준다. 어느 한 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손실을 복구하고도 남는 수익을 거두는 것이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서동필=외부기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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