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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진선규, ‘청룡 남우조연상’ 수상 이후, “변하지 말아야죠. 변화는 스크린에서만”

“절대 초심을 잃지 않고...무대와 스크린에서 연기로만 변할 것”




‘제 38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진선규의 눈물의 소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배우 김혜수와 이선균의 진행으로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선규는 이름이 호명되자 손등을 눈물을 닦으며 “너무 너무 감사하다. 40년 간 도움만 받고 살아 감사한 사람이 많다“며 ”모든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어디선가 앉아서 보고 있을 아내 박보경, 어머니, 아버지, 장모님, 제 코가 낮아서 코를 세워준다고 계까지 붓고 있는 진해의 친구들, 물심양면 이끌어 주신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이주래 대표, 20년 넘게 연기할 수 있게 해 주고 같이 놀 수 있게 해준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의 모든 배우들, 스태프들, 민준호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쉴새없이 감사한 이들의 명단을 하나 하나 불러냈다.

배우 진선규 /사진=서울경제스타 DB배우 진선규 /사진=서울경제스타 DB


한예종 출신으로 연극계에선 베테랑 배우로 통하는 진선규는 2010년 MBC ‘로드 넘버원’ 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드라마 ‘무신’, ‘여자를 울려’, ‘육룡이 나르샤’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엔 박인제 감독의 ‘특별시민’,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7년엔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를 통해 충무로가 선택한 배우로 낙점됐다. 악랄한 보스 장첸(윤계상 분)의 오른팔 위성락 역을 맡아 ‘실제 조선족 배우가 아니냐’는 호평을 쏟아내며 확실한 존재감을 내뿜었다. 관객의 반응을 위트 있게 소감에 녹여 낸 진선규는 ”너무 너무 감사하다. 조선족, 중국에서 넘어 온 사람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제가 여기 오는 것만으로 너무 떨려서 청심환을 먹었다. 이걸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어야 했다“고 말해 시상식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궜다.

26일 서울경제스타와의 통화에서 진성규는 “많은 이들의 감사 연락에 아직 답을 다 못드리고 있다. 몇시간째 답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상식에서 말한 대로 “(여기서)말을 못했던 분들은 순차적으로 전화를 돌리겠다. 많은 후배님들, 선배님들, 관객분들 감사하다”는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배우 윤계상은 자신의 연기 스승이라고 밝힌 진선규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25일 SNS에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윤계상은 ”진심..진정성..그동안의 노력 선규형!!진심으로 축하해 난 정말 눈물난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 #감사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진선규는 “계상이가 어제 영상통화로 너무 축하를 해줬다. ”고 말했다.


윤계상은 서울경제스타와 진행한 ‘범죄도시’ 인터뷰에서 “진선규 형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배우이자, 그 진가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배우이다“라며 극찬을 전한 바 있다. 이에 진선규는 ”저를 계상이가 너무 높게 사줘서 그런거다“며 겸손한 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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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진선규의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을 알아차렸을 아내 박보경은, 진선규의 수상 소감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진선규는 “너무 좋아했다. 아내랑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같이 울었다. 저도 그랬지만 아내도 어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11월 25일은 진선규가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10년지기 우정을 자랑하는 김소진과 나란히 ‘청룡영화제’ 조연상을 수상한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이미 김소진은 2017년 백상 예술대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한차례 먼저 감격의 순간을 경험했다.

특히 진선규와 김소진은 몇 년 전, “우리는 상 받지 말자”고 약속 아닌 약속을 했던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진선규는 “배우가 상을 받으면 진짜 거만해지고, 너무 큰 상을 받으면 더 잘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상 받지 말자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예상과는(?) 달리 한날 같은 장소에서 상을 받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진선규는 “대학로에서 같이 공연하며 만난 친구이다. 고생 아닌 고생을 하다가 같은 날 상을 받았다. 소진이도 ‘샘샘이다’고 말하더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내보였다.

‘상을 받지 말자’고 공표했던 배우 진선규, ‘청룡영화제’ 수상 이후 그의 배우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제 변하지 말하야죠. 변하지 말아야죠. ”라며 말문을 연 진 배우는 “원래 하던대로 쭉 해야죠.” 라며 겸허한 태도를 보였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요. 원래 하던 대로, 차근차근 조금씩 앞으로 나가야겠습니다. 변화요? 변하는 건, 무대랑 스크린에서 연기로 변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마음은 절대 초심을 잃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성당 예배 때문에 길게 통화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진선규는 상을 받은 이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그의 2018년은 더욱 변화무쌍해지겠지만 진선규의 탁월한 연기력과 수수하고 진심 어린 마음씨는 절대 대중을 배반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 듯 보인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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