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위기감 없는 게 더 문제라는 4차산업위원장의 지적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국이 전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에 앞서 있다”고 진단한 뒤 “(이런) 현실인식을 못하는 것이 한국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공지능(AI)은 물론 드론·자율주행차·빅데이터 같은 분야에서 거의 대부분 밀리고 있다는 그의 지적에는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장 위원장의 평가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에 크게 뒤져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알파고 충격’ 이후 AI에 눈을 뜬 우리와 달리 중국은 이미 안면인식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수출까지 한다. 우리가 드론 한 대 띄우는 데 매달리는 동안 중국은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했다. 국제전시회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산 반도체가 아니라 첨단기술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들이다. 이러니 글로벌 20대 인터넷 기업 중 7개를 중국이 차지하는 동안 우리는 단 하나의 기업도 올려놓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에 4~5년 이상 뒤졌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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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위원장은 “우리가 빨리 변하지 않으면 선진국 문턱에서 계속 미끄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연한 지적이다. 신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고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폐지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다. 혁신성장을 외치면서 정작 이에 필요한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반대하는 모순은 마땅히 사라져야 한다. 대기업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그 효과가 중소·벤처기업으로 번질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대비에 계속 미적대다가 세계무대에서 낙오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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