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지나친 안정적 기획·스타 의존·홀드백 단축이 극장 발길 줄였다

■관객수 2년째 역주행...전문가들이 본 위기의 한국영화

제작비용 늘며 가족영화 전략

대작 중심의 스크린 독과점에

다양한 작품들 못봐 관객들 외면

개봉후 한달뒤면 VOD로 나와

극장 보다 집에서 관람도 증가

영화 ‘군함도’영화 ‘군함도’




영화 ‘범죄도시’영화 ‘범죄도시’


영화 ‘청년경찰’영화 ‘청년경찰’


영화 ‘아이 캔 스피크’영화 ‘아이 캔 스피크’


영화 ‘박열’영화 ‘박열’


2013년 연 영화 관객 2억 명 시대가 열렸지만 지난해 이어 올해 관객 수는 역신장 가능성이 높다. 26일 현재 올해 누적관객은 1억 9,300만 명 가량으로 지난해 수준을 기록하려면 앞으로 2,319만 명 이상이 영화를 더 관람해야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영화는 왜 2년 연속 역주행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일까? 서울경제신문은 김형호 영화 시장분석가, 김홍백 홍필름 대표, 정윤철·한재림 감독 등 영화인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위기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김 분석가는 지나치게 안정을 추구한 배급사들의 기획 전략이 영화 시장의 위축을 야기했다고 봤다. 그는 “잘 찍던 감독이 갑자기 영화를 못 찍어서 영화가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제작 비용이 올라가다 보니 안정적으로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가족 영화 위주로 기획이 됐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현상인 탓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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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정윤철 감독정윤철 감독


한재림 감독한재림 감독


‘범죄도시’ 제작자 김홍백 홍필름 대표‘범죄도시’ 제작자 김홍백 홍필름 대표


‘범죄도시’를 제작한 홍필름의 김 대표 또한 ‘스타 캐스팅’과 대자본이 투입된 영화에 대한 높은 의존도 또한 관객이 한국영화를 외면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들이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영화 즉 스타 캐스팅, 스타 감독에만 몰린다”며 “또 여름 성수기 시장에는 블록버스터가 포진하다 보니 10~11월 비수기에는 작은 영화들이 피 튀기는 경쟁을 한다. 다양하게 영화가 펼쳐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는 ‘군함도’, ‘남한산성’ 등 여름 성수기 및 추석 황금연휴 기대작들이 잇달아 부진한 성적을 낸 반면 ‘청년경찰’, ‘범죄도시’, ‘재심’, ‘아이 캔 스피크’, ‘박열’, ‘살인자의 기억법’ 등 중저 예산에 티켓 파워가 약한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정 감독은 스크린 독과점 및 홀드백(개봉 이후 IPTV 등에서 상영되기까지 걸리는 기간) 기간의 단축 등도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대작만 걸려고 하다 보니 작은 영화들이 소외되다 자연스럽게 영화도 천편일률적으로 흘러가고 창조적인 영화가 나오기 힘든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은 영화계에서 해결돼야 할 가장 커다란 문제”라며 “또 갈수록 홀드백 기간도 짧아져 한 달 후면 VOD로 온 가족이 영화를 볼 수 있는데 누가 극장에 가겠나. 이건 극장 스스로 영화뿐만 아니라 극장을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감독은 대작 중심의 안정적인 기획을 비판하기만 해선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 시장은 규모가 작은데 관객들의 눈 높이가 높아졌다”며 “독특한 작품을 만들면 관객이 찾아 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가능한 안정적으로 흥행할 작품을 제작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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