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특허법원 제3부는 김모(46)씨가 에스피씨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씨는 접착제를 전문 수출입하는 제조 발매원인 스폭(SPCCOK)의 대표로 등록서비스표인 ‘SPC KOREA LINE’을 2002년 출원하고 2004년 상표등록했다. 에스피씨는 등록서비스표인 ‘SPC’를 2013년 출원, 2014년 상표등록했다.
김씨는 등록서비스표의 표장 요부는 SPC 부분인데 에스피씨의 등록서비스표의 표장의 요부 역시 SPC 부분이므로 두 서비스표의 표장이 서로 유사하고 김씨와 에스피씨의 등록서비스표 지정서비스업이 서로 유사하다며,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 등록 중 유사한 지정서비스업에 관한 부분은 무효로 돼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에 대해 두 등록서비스표의 표장은 유사하지만 지정서비스업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해 김씨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했다. 에스피씨 측은 등록서비스표의 표장은 유사하지 않고 그 지정서비스업 역시 유사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심결은 정당하다고 맞섰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두 등록서비스표는 표장면에서 유사하고 그 지정서비스업 중 구매주문 관리처리업은 김씨의 등록서비스표의 구매대행업과 유사하므로 구매 주문 관리처리업에 관한 등록 부분은 무효로 돼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이 사건 심결 중 구매주문 관리처리업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등록서비스표 중 ‘SPC’ 부분은 독립적인 식별표지기능을 발휘하는 요부에 해당하고, 김씨와 에스피씨의 등록서비스표는 모두 ‘SPC‘로 약칭되고 인식될 수 있어 두 표장이 동일· 유사한 서비스업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서비스의 출처에 관해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지정서비스업의 경우, 에스피씨의 구매주문 관리처리업과 김씨의 구매대행업은 물류의 흐름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있게 되는 여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상품 및 공급처의 선정, 협상을 통한 구매조건의 결정, 납품관리 등 일반적으로 기업의 구매 부분에서 수행되는 일련의 업무가 공통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므로 그 서비스의 성질이나 내용면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도 봤다. 다만 구매주문관리처리업과 구매대행업을 제외한 다른 지정 서비스업의 경우 김씨와 에스피씨의 지정서비스업은 서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김씨와 에스피씨는 지난 14일 특허법원의 판결에 대해 모두 대법원에 상고했다. 에스피씨는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