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테러 박멸"…빈 살만, 중동에 군 영향력 확대   

이집트 테러에 40개국 수니파 초청

반테러 동맹·對이란 강경주의도 확인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26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26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이집트 테러를 계기로 중동 내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겉으로는 대테러 방지를 내세우지만 결국 수니파 이슬람의 결속 확대와 왕세자 및 사우디의 입지 강화로 이어지면서 역내 긴장감을 높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수도 리야드에서 40개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을 초청해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회의를 개최하고 테러 공동대응을 위한 ‘반테러 군사동맹’에 합의했다.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관대한 종교의 명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테러리즘이 지구상에서 박멸될 때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이슬람 국가들의 반테러 협력이 많지 않았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군사·정치·경제적 협력 수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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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CTC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5년 12월 테러 대응을 위해 창설한 단체로 당초 사우디 포함 41개국이 참여했지만 사우디가 테러 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40개국으로 조정됐다

이번 회의는 사우디 국방장관이자 최고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수니파 국가들의 안보동맹이 진일보하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 주 전 북아프리카·아시아 등지의 비아랍계 이슬람 국가들까지 아우르며 소집된 아랍연맹 외무장관회의에 비하면 참여국이 배로 늘었으며 대이란 강경주의도 재확인했다.

다만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운 빈 살만 왕세자의 세 결집에는 이란이 이끄는 시아파와의 헤게모니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니파 주도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역내 대리전이 예멘에서 레바논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군사동맹 발족으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도 “사우디가 주도하는 새 연맹이 지역 분파주의를 확대하며 중동의 긴장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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