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및 청년실업 여파로 빈곤 위험이 커지면서 1인 가구 소득이 올 3분기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인 이상 가구 소득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 대조를 보였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득은 지난 3분기 167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1%(6만 1,000원) 감소했다. 2013년 4분기에 3.54% 줄어든 이후 가장 큰 폭이다. 1인 가구 소득은 지난해 4분기에 1.97% 줄어든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4분기 연속 1인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4분기 이후 약 8년 만이다. 소득 감소 폭도 올해 1분기 -1.65%, 2분기 -2.00% 등을 기록하며 계속 커졌다.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놓으면 2~4인 가구는 모두 소득이 늘었다. 5인 이상 가구(-0.98%)와 1인 가구만 소득이 뒷걸음질쳤다. 근로소득이 4.40%나 줄어든 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근로소득은 1인 가구 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인 가구 근로소득은 올해 1분기 1.48% 줄어든 이후 3분기 연속 떨어졌다.
1인 가구 소득 감소세는 2인 이상 가구와 대비를 보인다. 2인 이상 가구 소득은 지난 3분기 2.1% 증가했다. 2015년 2분기(2.9%)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인 가구 소득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관련 있다. 노령층에서 은퇴하며 1인 가구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 자료를 보면 1인 가구 가구주 연령대는 70세 이상이 17.8%로 가장 비중이 컸다. 30대(17.6%), 20대(17.2%)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실업이 장기화하면서 혼자 사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젊은 층과 노령층 가구주를 중심으로 소득 증가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3분기 가구주 연령별로 소득을 보면 30대 이하 가구 소득과 60세 이상 가구 소득은 각각 2.7%, 1.7% 늘었지만 증가 폭은 모두 직전 분기보다 1.7%p(포인트), 0.2%p 떨어졌다. 반면 40대, 50대 가구 소득 증가 폭은 같은 기간 0.3%에서 2.8%로, 0.5%에서 3.3%로 크게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상당수가 60세 이상 노인인데 대부분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요인이 1인 가구 소득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