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주문 밀려드는데.. "코나 생산, 임단협과 연계하겠다"는 노조

울산1공장 파업은 풀었지만

밤 10시에 라인 재가동 불구 생산차질 등 상처는 커

사측 "협의권 남용은 불법"vs노조 "합법파업" 맞서

노사 극한 대결에 현대차 올 임단협 더 늦어질 가능성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0월 열린 ‘촛불 1년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은 28일도 오후 늦게 파업을 접었지만 이번 사태로 노사를 둘러싼 기류는 급랭했다. /사진=현대차 노조 홈페이지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0월 열린 ‘촛불 1년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은 28일도 오후 늦게 파업을 접었지만 이번 사태로 노사를 둘러싼 기류는 급랭했다. /사진=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생산을 둘러싼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 파업 사태가 노조의 파업 철회 결정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코나 추가 생산을 위한 추가 협의가 필요해 주문고객에 대한 인도 지연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급랭한 노사 분위기는 임단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현대차 노조는 전날 오후에 내린 1공장의 11·12 의장 생산라인 전체 파업 지침을 유지하다 오후10시 들어 라인을 재가동했다. 노조는 12라인에 대한 사측의 코나 생산 요구를 ‘단협 41조 5항과 6항을 위반한 강제 투입’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서를 사측에 요구했다.


현대차는 지난 한 달여간 1공장 11라인에서 생산하던 코나를 12라인에서도 생산하기 위한 인력 투입시간(맨아워) 등 협상을 노조와 벌였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가 생산라인에 창문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등 코나 생산과 무관한 요구를 한다”며 지난 24일 협의를 접고 코나를 12라인에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도 발생했다. 이어 사측이 27일 다시 투입을 시도하자 노조는 파업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날 파업을 풀면서 기존대로 11라인은 코나·엑센트·벨로스터를, 12라인은 코나를 제외한 엑센트와 벨로스터를 생산하게 된다. 12라인의 코나 생산은 추가 협의가 끝나야 가능하다. 현대차 노사는 올 6월 코나를 1공장 11라인에서 생산하기 전에도 3개월 넘게 조건을 협의하는 등 진통을 겪은 바 있어 이번 12라인 코나 투입 협의도 쉽게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조는 이날 1공장 파업을 풀었지만 상처는 크다. 현대차는 “24일 노조의 라인 중단으로 262대·37억2,000만여원, 27일 파업으로 968대·137억4,000만여원 등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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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번 파업을 합법 파업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이 파행하자 이미 올 7월 쟁의신고를 하고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사측은 “이번 파업은 임금협상 과정이 아닌 코나 생산조건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 만큼 엄연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현대차는 전반적인 판매부진 속에서도 유일하게 잘 팔리는 그랜저와 코나에 희망을 걸고 있는데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울산공장장인 윤갑한 사장은 “최악의 판매부진으로 대부분의 공장이 물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그나마 수요가 있는데도 노사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협의권 남용으로 생산을 못해 고객을 놓치고 불법 파업과 태업으로 임금 손실까지 발생하는 현 상황이 과연 맞는 것인지 냉정히 판단해달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늦어진 올해 현대차 임단협이 이번 사태로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위원장이 전날 성명에서 1공장 파업을 “2017년 임단협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 선봉 투쟁”이라며 이번 임단협에서 한 치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하 위원장은 성명에서 1공장 파업을 “사측은 코나 생산이 목적이 아니다. ‘(노조가) 잘 팔리는 차 추가 생산도 불법 파업으로 가로막는다’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또 다른 사측 도발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투쟁과 파업 지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노사의 극한 대치가 현실화하면 올해 임단협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자칫 2017년과 2018년 협상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측 관계자는 “임단협 전망은 현재 오리무중”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우니까 그 부분을 임단협에 반영해야 하는데 노조는 무리한 요구만을 하고 있어 임단협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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