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탕·삼탕 부처 선도사업...文 "혁신 속도 느껴지지 않는다"

대통령 주재 혁신성장전략회의

5개분야 선도사업 냈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규제완화·노동구조 빠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15A06 혁신성장 위한 주요부처 선도 사업


2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성장전략회의’는 장차관 54명을 포함해 여당과 청와대 고위급이 모두 참석했다. 회의는 TV로도 생중계됐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요소인 혁신성장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다시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공유한 것 이외는 새로운 게 없었다. 20년 넘게 ‘포장’을 달리한 규제혁파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일자리 및 교육개혁의 외침만 있었다. 실행전략이 재탕 삼탕이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체감하는 것도 비슷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의 구체적인 사업이 잘 보이지 않으니 혁신성장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혁신성장 관련 정책과 사업이 정부 출범 6개월이 넘도록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고 비전도 폭넓게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규제 완화나 노동 분야 대타협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없었다.

관련기사



물론 이날 회의에서는 혁신성장이 가져올 미래비전과 목표, 실행전략을 ‘공유’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성장률과 글로벌 혁신 순위가 동반하락하는 점을 지적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은 증가하지만 기술무역 수지는 정체 상태의 모습부터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수가 한국은 2개에 불과한 실태, 우리의 ‘붕어빵 교육’ 현실 등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역 순위는 7∼8위이지만 규제 순위는 95위로 ‘안돼 공화국’”이라면서 “미국이나 스웨덴과 같은 국가는 창업의 어려움으로 기회 발견의 어려움을 꼽지만 한국은 실패의 두려움을 꼽는 점도 문제”라며 이러한 혁신의 필요성을 열거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가서는 새로울 게 없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과거에 이러한 것(혁신)을 다 했지만 손에 잡힌 성과가 없었는데 톱다운(하향식)이 아닌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추동력을 초기에 만들어 모든 분야의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했지만 역시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도 당장 재계 등이 요구하는 서비스선진화법이나 규제프리존법 등의 국회 통과를 강하게 요청하지 않았다. 규제와 일자리(노동)를 두고서도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했을 뿐 그 이상 구체화하지는 못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규제 해결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당정청)들부터 열린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는 선에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선도사업으로 제시한 것도 마찬가지. 각 부처는 혁신성장을 위한 선도사업으로 △초연결 지능화 혁신방안(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 공장 보급 및 확산(중소벤처기업부)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팜(농림축산식품부) △핀테크 활성화(금융위원회) △재생에너지 추진전략(산업통상자원부)을 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입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인데 대부분 기존 대책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기부가 발표한 스마트 공장 보급 및 확산 대책은 회의 며칠 전 주제가 급히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형 산업생태계 구축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준비가 미흡하자 급히 스마트 공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스마트 공장이 필요하고 운영할 역량이 있는 중소기업은 극소수”라며 “이미 스마트 공장을 갖춘 곳도 놀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시한 교육해법도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는 혁신성장을 위한 네 가지 인재상으로 △창의적인 사람 △도전하고 실패를 자산으로 생각하는 사람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 △협업과 공유의 가치를 존중할 사람을 제시한 뒤 국민 모두가 이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세종=임진혁기자 민병권·김능현기자 liberal@sedaily.com

세종=임진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