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원20전 내린 1,084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15년 5월6일(1,080원)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을 포착하고 경계를 강화했다는 소식에 상승 출발했다. 두 달 반 동안 잠잠하던 북한 리스크가 재부상할 기미에 최근 가팔랐던 원화 강세도 진정됐다. 전날부터 이어진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도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재료였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43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에 오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090원선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1시께 중국 여유국이 베이징시와 산둥성에 대해 3월부터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강제해온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제한을 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 반전했다. 한중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사드 보복 단체관광 일부 해지 소식이 쇼트(매도) 재료로 소화되면서 외국인의 달러선물 미결제약정 물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3거래일 만에 회복한 1,090원대 환율에 수출업체들이 대거 달러 매도에 나선 점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그간 달러를 매도하고 싶었는데 환율 낙폭이 커서 기다리고 있던 수출업체들이 (오늘 환율이 반등한 틈을 타) 달러를 많이 내다 판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