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한국서 휴대폰 개통권한도 거머쥔 애플

LG유플러스, 대리점 지위 부여

구매와 동시에 개통 가능해져

'IT공룡' 유통망 장악 태풍불듯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애플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아이폰X(텐)의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정혜진기자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애플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아이폰X(텐)의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정혜진기자


LG유플러스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정보기술(IT) 공룡’ 애플에 이동통신대리점 지위를 부여했다. 이로써 내년 2월께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애플의 한국 1호 직영점(애플스토어)에서는 스마트폰 구매와 동시에 개통까지 가능해진다. 향후 애플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유통망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화웨이·소니 등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이 형평성을 들어 대리점 사업을 요구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없어 국내 6,200만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정보 및 판매장려금·유치수수료 등 재원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애플 직영점에 대리점 코드를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장려금·유치수수료 등 세부내용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도 각사의 자회사인 ‘삼성전자 판매’와 ‘하이프라자’를 통해 유사한 업무를 진행하지만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영체제로 판매·개통 권한을 모두 가져온 건 애플이 처음이다. 특히 기존 국내 스마트폰 유통점들은 이통사로부터 받은 장려금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주지만 공시지원금조차 전혀 지급하지 않았던 그간 애플의 행보를 볼 때 개통 업무를 통해 얻는 수익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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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나타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애플 고객들이 LG유플러스로 쏠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애플에 대리점 코드를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이 스마트폰 개통권까지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한바탕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그간 애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선 유통점을 방문했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중소 유통망 생태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애플과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전산이 연동되면 애플은 국내 가입자 정보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자사 마케팅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정보수집 등에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애플의 가로수길 1호 직영점은 시작일 뿐 전국 유통망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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