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면 3위 삼양, 불닭볶음면 베팅 통할까

해외시장 인기에 수출 3년새 6배 ↑

659억 투입 생산라인 4개 증설

시장 정체기...국내판매는 부진

"대규모 투자 되레 부담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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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9월 기준 삼양식품(003230)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11.3%를 기록하고 있다. 1위인 농심(55.8%)과 2위인 오뚜기(22.4%)와의 점유율 격차가 적지 않다. 삼양식품이 지난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 간 1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라면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과거처럼 크게 성장하는 단계는 아니다. 이런 가운데 3위인 삼양식품이 신규 라인을 증설키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라면 업계 3위인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공장 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이 라면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지 되레 부담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공시를 통해 원주공장 부지 내에 659억 원을 투자해 생산라인 4개를 새로이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완공 예정인 신규 생산라인의 투자액이 자기자본의 약 37%에 달하기에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다. 회사 측은 생산라인 확대를 통해 앞으로 더욱 수출량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건 불닭볶음면의 해외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덕분이다. 삼양식품 측에 따르면 면류 제품의 수출액은 2014년 217억 원에서 올해는 3·4분기까지만 1,386억 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3·4분기에만 507억 원의 수출을 기록하며 연간 2,000억 원대 수출액 달성까지도 내부에서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삼양식품이 지난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처음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매운 라면의 인기에 편승해 나온 제품 정도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강한 매운맛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라인업도 계속 확대되며 주력 상품의 위치에 올랐다. 특히 해외에서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타고 입소문이 퍼졌고, 시식 후 반응을 담은 동영상은 해외에서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기도 했다. 덕분에 수출량도 급속히 늘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도 수요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였고, 이에 대규모 생산라인 증설까지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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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공장 신축으로 연간 라면 생산량이 4억개 증가하며 여기서 불닭볶음면만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2,500억~3,000억 원의 매출액이 더해진다”며 “내년부터 세계 라면 소비 1, 2위 시장인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유통채널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이다. 국내 라면 시장은 현재 농심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2위는 오뚜기가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에 밀려 시장 점유율 3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불닭볶음면의 히트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수 년간 1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점유율 유지 역시 ‘불닭볶음면’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과거 라면의 강자 였지만 현재는 불닭볶음면 외에 이렇다할 추가 히트작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라면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 들면서 신규 투자는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삼양식품의 이 같은 결정이 어떻게 작용할 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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