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국회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니 어떤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 처리방안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부제철도 시급한 사안에 속한다. 시장에서는 벌써 정부가 새 틀에 따라 이들 기업을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의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구조조정 개편 방향은 잘 잡았다. 지금까지의 기업 구조조정은 사전예방보다 사후대응 방식에다 산업 측면을 무시하고 금융논리로만 접근하다 보니 전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진해운 등 해운 구조조정이 대표 사례다. 시장보다는 국책은행 주도로 진행돼 결국 국민의 부담만 키우고 모럴해저드를 초래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가 밝힌 시장 중심 등 세 가지 틀이 지켜진다면 이런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다짐이나 약속보다는 실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잖아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조조정 작업이 지역 여론을 의식한 정치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구조조정 방향에 타협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해 정치권이나 노조가 끼어들 여지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구조조정에 외부 입김이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정부가 분명히 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