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장 입실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려 화제를 모은 수험생에게 대학 등록금을 주겠다는 독지가가 나타나 또 한 번 눈길을 끌고 있다.
수능일에 아들로부터 큰절을 받은 전윤철(49)씨는 28일 “최근 인천의 한 목사님이 수능일에 아들이 큰절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아들 대학 등록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알지 못하는 분인데도 목사님이 평소에 효를 중시하신다면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 감동을 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전해 오셨다”고 말했다. 전씨는 “목사님 전화를 받고 고민하다 지원금을 뜻깊고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학 등록금이 없는 다른 수험생이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전씨의 아들 준서(18·수완고) 군이 큰절하는 모습은 유튜브에 올라간 지 3시간여 만에 조회수 7,000여건을 기록했다. 당시 전씨는 준서군을 태우고 집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인 광주 광산구에 있는 시험장에 오전 7시 47분께 도착했다. 아들을 시험장에 내려주고 곧바로 출근하던 전씨가 5분여를 달리고 있을 때 준서군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고 “다시 와줄 수 있어요?”하고 묻는 아들의 말에 전씨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수험표를 두고 내렸나 생각하고 차 뒷좌석을 살펴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씨는 곧바로 차를 돌려 시험장으로 내달렸다. 전씨가 시험장 정문에 도착하자 준서 군은 승용차 앞으로 다가가 갑자기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넙죽 큰절했다.
준서군은 그동안 자신을 위해 애쓴 아버지에게 큰 절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씨는 ‘빨리 시험장에 들어가라’며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
이 같은 모습은 전씨의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고 이 영상은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준서군은 현재 3개 대학에 수시 지원을 하고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