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서울경제TV] 생보사 구원투수 된 변액보험

[앵커]

변액보험 하면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 많을 텐데요.


변액보험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가입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불완전판매 대표 상품이라는 낙인까지 찍혀 말 그대로 나쁜 보험의 대명사가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오명을 털어내고 과거 인기를 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생명보험업계의 신규계약이 뒷걸음을 하는 가운데, 변액보험이 성장을 이끌 대안으로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스튜디오에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Q. 정기자, 최근 변액보험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업계가 변액보험으로 거둬들인 초회수입보험료는 지난 3분기 누적 1조 4,320억원입니다.

지난 한 해를 통틀어 초회보험료가 1조2,8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분기 만에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겁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성립 이후 첫번째로 내는 보험료를 말하는데요.

초회보험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보험 영업이 호황임을 보여주고, 반대로 줄어든다면 영업이 잘 안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변액보험료 상승세는 지난 3분기에도 돋보였는데요.

3분기에 들어온 초회보험료는 약 5,900억원 수준인데, 직전 분기 약 3,000억원에서 98.3%나 급상승했습니다.

변액보험의 초회보험료가 연간 기준으로 2조원을 넘겼던 것은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었는데요.

올해 분기 평균이 약 4,800억원이니까 3분기 상승세가 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6년만에 2조원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Q. 변액보험이 다시 인기를 끄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네, 변액보험은 이름 그대 금액이 변할 수 있는 보험인데요.

납입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금을 돌려주지만, 운용실적이 나쁘면 원금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보험처럼 생긴 투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상품의 인기를 좌우하는 것은 역시 수익률입니다.


변액보험 인기가 되살아난 이유 중 하나도 결국 최근 주식 시장 활황에 힘입어 수익률이 좋아졌다는 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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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공시된 생보사 변액보험 상품은 435개로 이중 절반이 넘는 232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습니다.

과거 원금을 까먹는 상품이 수두룩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인데요. 특히 이중 72개 상품은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변액보험이 해외 투자에 유리하다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비과세로 해외 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비과세 해외 펀드와 변액보험 딱 2가지뿐입니다.

이 중 비과세 해외 펀드의 혜택이 올해 말 종료되고 나면, 변액보험은 내년부터 유일무이한 비과세 해외 투자 상품으로 남게 됩니다.

[앵커]

Q.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보험과 투자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변액보험이 다시 주목받는다는 얘긴데요. 그런데 증시는 언제든 다시 사이클을 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변액보험이 또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변액보험은 상품 특성상 금융위기와 같은 자본시장 악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점도, 인기 회복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생보사들은 투자한 국내 증시나 해외 증시가 폭락하더라도 가입 당시 정한 최저수익 보증 옵션을 건 변액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수익을 보장받으려면 별도의 보증 비용을 내야 했는데, 이마저도 받지 않는 상품도 늘고 있습니다.

또 변액보험은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줘야 하는 점이 불편하고, 장기투자가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데요.

최근에는 투자 전문가에게 일임해 투자 수익을 늘리거나 10년 이상 장기 유지하면 매달 펀드 운용수수료의 15%를 적립하는 등 장기 유지 때 보너스를 지급해 주는 상품들도 나와 있습니다.

[앵커]

Q. 증시가 도와줬고, 변액보험 스스로도 변신을 꾀했단 얘기군요. 그렇다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변액보험이 생보업계의 저조한 신계약 영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오는 2021년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을 느끼는 생보사들은 저축성 보험보다는 변액보험 판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변액보험은 손실 위험을 고객이 떠안는 구조기 때문에 저축성 보험에 비해 새로운 회계 기준에 따른 부담이 덜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품이 인기마저 살아나고 있으니, 생보사들은 지금 변액보험만큼 팔기 좋은 상품이 없는 셈입니다.

하지만 생명보험시장에서 변액보험이 차지하는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전체적인 신계약 퇴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험연구원의 김세중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이 안정화 되면서 변액보험 쪽에서 성장이 나타나고, 생보사들도 이 부분에 영업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변액보험이 전체 생명보험 신계약 중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변액보험 하나로는 전체적인 신계약 감소세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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