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침묵 깬 北 신형ICBM 도발]틸러슨 "對北 고강도 제재 나서야"…해상봉쇄 강화에 힘실어

■최대압박 고수하는 美

북한 도발 수위 높일 땐

군사옵션 불가피 메시지도

"외교적 노력 여전히 유효"

북미대화 가능성도 이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에 관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한 뒤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에 관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한 뒤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며 추가 도발을 감행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최대의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28일 오후1시30분께 북한 미사일이 탐지돼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발사 사실을 보고받은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다뤄야 할 상황이며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대응 방법은 밝히지 않았지만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접근 방식이 바뀌느냐는 질문에 “바뀌는 것은 없다”고 말해 기존의 대북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압력을 더욱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모든 국가는 강력한 대북 경제·외교 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오가는 해상 운송 물품을 금지하는 것에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 ‘도발에는 더 강한 제재’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면서도 “여전히 외교 옵션들이 유효하며 열려 있다”고 밝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존 입장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나 국무부 성명 등을 볼 때 미국의 반응은 일단 차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최근 미국이 북측의 미사일 발사 징후들을 포착하고 이를 예의주시한 만큼 북측 도발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대응책을 준비해왔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20일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후 예상되는 북측 도발에 군사적·외교적 대응 카드를 마련해놓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가 “이번 미사일은 미국이나 동맹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북미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일단 대북 제재와 압박 강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겠지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 군사적 옵션을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언급한 데는 북측이 향후 추가 미사일 발사 등 도발 강도를 높이면 군사옵션 등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함축돼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북정책의 매파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CNN에 출연해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치광이가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도록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전쟁을 해야만 한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