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평창에서 미리 만난 '디지털세상'] 자율주행버스로 경기장 가고…차창엔 홀로그램 정보 한가득

중국 외교부 유던하이 참사관의 가상 체험기

5G 통신으로 1초 만에 1GB 다운

앱으로 29개국어 통·번역 거뜬

AI로봇이 에스코트하듯 안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앞쪽)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ICT체험관에서 열린 개관식에 참석해 문미옥(가운데)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과 봅슬레이 VR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앞쪽)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ICT체험관에서 열린 개관식에 참석해 문미옥(가운데)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과 봅슬레이 VR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찾은 중국 외교부의 유던하이(Yu Dunhai·45) 참사관. 중국기자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같이 온 그는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흐뭇하다.


뜻하지 않게 첨단 ICT(정보통신기술)·과학기술을 체험하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그의 눈길을 끈 것은 세계 최초의 5G(5세대)통신이다. KT가 2019년 상용화를 위해 시범 서비스한 덕에 본부의 업무지시를 처리하면서 1GB 정보를 단 1초만에 내려받았다. 기존 4G LTE보다 무려 40~50배나 빨라 대용량 콘텐츠를 받았다. 인천국제공항, 광화문, 올림픽 현장(강원도 평창·강릉·정선)에서 빠른 속도의 와이파이를 쓸 수 있었다.

5G 덕으로 경기장을 이동할 때는 현대·기아차와 KT가 합작운영하는 자율주행버스를 탔다. 디스플레이 창문에 비친 홀로그램을 통해 바깥 풍경 등에 관한 정보를 접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베이징에 있는 가족과 고화질(HD)급 영상통화도 즐겼다. 한국에서는 이번 올림픽을 초고화질(UHD)TV로 즐긴다고 했다. 그는 버스에서 동료에게 “움직이는 사물까지 인식해 기사 없이도 가니 정말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되겠구나”라며 “나중에는 스마트폰 없이도 눈앞의 홀로그램으로 통화하는 때가 오겠다”고 말했다.

5G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도 활성화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마트폰으로 길찾기 앱을 깔아 AR(증강현실)로 생생하게 길 안내를 받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네이버지도를 보니 영어는 물론 중국어판도 있었다. 공항에서 KTX를 타고 평창으로 올 때 현대·기아차가 서울~평창 고속도로에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을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IoT 기술로 스마트폰으로 교통·경기관람·숙박·관광까지 원스톱으로 정보가 제공돼 편리했다. 선수단 훈련장을 가보니 IoT 기술을 활용해 훈련 효과를 높이고 있었다. 돌을 정확한 위치에 놓아 승부를 겨루는 컬링의 경우 돌의 속도와 움직임, 시간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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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인텔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VR(가상현실) 영상으로 중계해 고글을 끼고 TV를 보면 360도 각도와 특정 시점·위치 골라보기, 선수 시선에서 보기 등이 가능한 점도 좋았다.

한글과 컴퓨터가 ETRI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하는 통·번역앱 ‘지니톡’으로 29개국 언어가 통·번역돼 깜짝 놀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니톡은 서로 헤드셋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말을 하면 각자의 언어로 통역해주는데 일상 대화를 90% 정도 소화했다. ‘AI 콜센터’에 문의해 궁금한 점도 일정부분 해결했다.

LG전자와 퓨처로봇 등 AI가 탑재된 로봇도 경기장에서 에스코드하듯이 안내를 해 미소를 짓게 했다. 다관절 보행용 로봇 크랩스터도 재미있었다. 수조 안의 관상어로봇과 함께 아이스하키 게임도 체험했다.

이상은 유던하이씨를 모델로 한 평창올림픽 가상 체험기이지만 내년 2월 9일부터 17일간 평창·강릉·정선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은 과학기술과 ICT 향연장이다. 100여개국 5,000여 선수단이 15개 종목에서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이는 이면에 5G통신과 자율주행차, IoT, AI, VR과 AR 등 첨단기술이 펼쳐진다. 4차산업혁명 ‘미래 디지털세상’을 미리 보여주는 시간이다.

앞서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최초 흑백TV 생중계, 1964년 도쿄올림픽은 최초 컬러TV 위성중계, 2006년 토리노올림픽은 최초 모바일 생중계, 2016년 리우올림픽은 최초 4K UHD 생중계가 선보였다. 29일 ‘평창 ICT체험관’에서 만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올림픽은 경기는 물론 경제와 문화, ICT-과학기술을 보여주는 장”이라며 “이번 평창올림픽은 최초의 5G올림픽으로 우리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정호 과기정통부 평창ICT올림픽추진팀장은 “평창올림픽은 5G, UHD 등 첨단 ICT-과학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평창=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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