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0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마이너스’

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

회복 흐름을 타던 우리 경제가 지난달엔 주춤했다. 긴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생산·소비·투자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 상승 흐름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조에 의존한 측면이 커서 견고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3개 주요 경기 지표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9월엔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상승했었다. 한 달 새 온탕과 냉탕을 오간 꼴이다.


우선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5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며 감소폭은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컸다. 부동산·임대(-15.2%), 자동차(-11.3%), 금속가공(-5.9%)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임대의 경우 주택매매와 전월세 거래량이 줄면서 부동산중개업도 덩달아 부진한 탓이 컸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는 완성차의 수출이 부진하고 자동차부품의 국내외 수요가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 경제 효자 역할을 하는 반도체도 지난달엔 0.7%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유정제와 화학제품은 각각 9.8%, 3.8% 증가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 지수도 전월보다 2.9% 줄었다. 9월엔 추석을 앞두고 소비 수요가 늘어 3.1% 증가했는데 이에 따른 기저 효과 탓에 지난달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6%)는 물론 통신기기 등 내구재(-2.0%)도 소비가 줄어들었다. 통신기기 소비가 줄어든 것은 9월에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면서 이미 많은 소비가 이뤄졌고 이번달 또 다른 신제품 대기수요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는 하락세가 특히 뚜렷하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7.9%)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3.4%)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보다 14.4%나 감소했다. 2012년 6월(-17.8%)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통계청은 9월에 반도체 제조 장비가 대규모로 도입된 데 따른 기저효과의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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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투자 분야에서 앞으로의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무려 45.7% 감소했다. 올 3·4분기 11.4% 감소를 기록했는데 지난달엔 부진이 더 깊어진 것이다. 이미 이뤄진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은 0.8% 증가했다. 8월(-1.0%), 9월(-1.3%)보다 반등하긴 했으나 건설 수주가 워낙 부진해 앞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심리 지표도 악화됐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월 경기는 9월 긴 추석 연휴와 3·4분기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일자리·민생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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