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손태승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균형인사·지주전환 등 난제 수두룩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계파 색깔 옅어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




특혜 채용 의혹으로 중도 사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에 내부 출신인 손태승(59·사진)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이 선임됐다. 외풍을 막고 내부 인사를 통해 조직 내 갈등을 조기 수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임시이사회를 열어 손 부문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손 내정자는 오는 12월22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손 내정자는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 주주에게 보답하는 은행,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을 만들어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59년 광주 출신인 손 내정자는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순우·이광구 전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으로 행장에 올랐던 것에서 다시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는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우리은행 내부의 고질적인 상업·한일 간 계파 갈등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등 상대적으로 중립성향을 보여 상업은행 출신과 노조 등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손 내정자는 취임 이후 첫 행보로 내부 쇄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혜 채용 의혹으로 은행장이 물러난데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어떻게든 채용 시스템을 비롯한 조직 쇄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속한 안정을 위해 내정자 신분으로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은행 상무 이상 임원 12명은 12월 초 임기 만료가 예정돼 인사가 지연되면 내년 경영계획 수립 일정 등도 차례로 차질을 빚게 된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내부 계파 갈등을 무리 없이 봉합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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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8%) 추가 매각과 지주사 전환을 위해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하면 증권·보험 관련 비은행 금융계열사가 없어 은행에 대한 이자수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행장 업무총괄 대행 역할도 맡아온 손 내정자는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고 전략기획부 등을 경험해 ‘전략통’이자 ‘글로벌통’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4년 3월 상무로 승진해 2015년 부행장에 오를 정도로 내부적으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LA지점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흐름 파악에도 능숙하고 과거 우리금융지주에 파견돼 지주사 업무에도 밝다는 평가다.

손 내정자는 면접 당시 비전으로 △균형성장과 건전성 관리강화 등을 통한 국내 부문의 내실경영 △동남아 중심의 질적 성장을 통한 글로벌부문의 현지화 경영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 안착 및 4차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디지털 경영 △소통 및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통한 신뢰경영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통한 미래경영을 제시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손 내정자가 영업을 비롯해 전략과 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특히 글로벌부문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담당하던 IB·자금시장·외환 등 전 부문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성과와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은행장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게 된 상황에서도 합리적이고 침착하게 조직을 이끌어 나간 점이 눈에 띄었다”면서 “안정적으로 은행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부문에서의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수익원을 창출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1월28일 업무방해 혐의로 인사 실무자 3명을 체포했다. 검찰 수사 확대 여부에 따라 조직의 동요가 더 커질 수 있는데 손 내정자가 강력한 리더십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우리은행의 안정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 /황정원·서일범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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