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 국내 상장기업 중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 수만 350개에 이르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주요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7년도 제7차 기금운용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는 일러야 내년 하반기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러 가지 논의도 필요하고 국민연금 거버넌스 구조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금운용위에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에 대한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중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전문위원회를 주주권행사, 책임투자 관련 사항 전반에 관한 시행·감독 등 전권을 행사하는 ‘수탁자책임위원회(가칭)’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책임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독립·상시기구로 만들고 기업 재무 상황이나 환경경영(E), 사회책임경영(S), 기업지배구조(G) 등의 분야에서 투자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비공개 대화나 공개서한 등을 통해 기업을 실질적으로 압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중점관리 이슈 목록’ ‘중점관리 기업명단(포커스 리스트)’ 등을 작성, 공개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수단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범위나 대상은 아주 제한적으로 공감대를 얻어가면서 할 것”이라면서 “국민연금이 기업 포커스리스트를 만든다는 것은 먼 이야기이며 단계적으로 조금씩 늘릴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언급했다. 다만 박 장관은 사회책임투자전문위원회를 설치해 전범기업·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업 투자에 대해 국민연금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2조7,578억원)나 일본 전범기업 투자(1조 3,699억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